퀼트의 역사

퀼트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다른 장식 위주의 다른 섬유예술과는달리 퀼트는 방한이나 몸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 실용성에서 출발했다.

퀼트의 어원은 라틴어의 Culcita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의미는 깃털이나 양모 등을 넣은 속을 채운 자루, 매트리스, 쿠션, 침대보 등을 뜻하며, 후에 불어의 고어인 Coilte, 또는 Quilte에서 영어로 옮겨왔고 13세기 이후부터 퀼트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앞서 말했듯 퀼트의 시작을 증명하는 문헌이나 기록은 찾을 수 없지만 전문가들은 동양에서 퀼트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퀼트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증거는 기원전 3400년경 이집트 1차 왕조의 왕을 조각한 상아상이 있으며, 여기에는 현재에도 사용되는 직선형 누빔이 나타나 있다.

중세 유럽의 성직자는 패치워크하여 만든 가운을 입었으며, 십자군 깃발도 패치워크로 만들어졌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퀼트 침대커버로 런던의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14세기 시실리안 퀼트가 있다.

영국에서는 정복자 윌리엄시대부터 13세기에 걸쳐 누비갑옷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으며, 십자군 원정시 군인들은 무거운 주물갑옷이 벗겨지는 것을 막기위해 갑옷 아래에 누비 자켓을 입었으며, 17세기까지도 호신용으로 누비옷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6세기에 영국은 인도에서 대량의 면직물을 수입하게 되는데 이는 퀼트가 유럽에서 활발히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퀼트는 모든 종류의 의복에 사용되었으며, 퀼트로 된 패션의 유행은 18세기까지 계속 이어졌다. 
17세기경부터 퀼트는 실용적인 면 뿐만 아니라 예술성과 장식성이 가미되어 18세기 초에는 그 화려함이 절정에 이르렀다. 
퀼트의 패턴이 많이  생겨난 시대는 엘리자베스여왕시대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패치워크 퀼트이며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작품으로 레본즈 홀의 퀼트가 있으며, 여기에는 팔각형, 십자가등의 조각천이 일정하게 반복되는 패턴으로 배치되고 그 사이사이에 흰색의 조각천이 들어있다.

17세기 초 청교도들이 영국을 떠나 신대륙 미국으로 향했을 때 그들은 가지고 있었던 퀼트와 모포를 활용하여 추위를 견디었다. 
그들이 도착한 신대륙은 미개척지어서 모든 것이 부족하였고, 특히 낡은 의복과 추위는 청교도들을 비롯한 개척자들을 괴롭혔다. 
이 때 개척자들은 의복 및 이불, 커텐 등을 낡은 옷에서 뽑은 천을 연결하여 패치워크 퀼트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신대륙에는 각 유럽의 개척자들이 이주해 왔고, 그 결과 여러가지 퀼트 수법이 합쳐져 아메리칸 퀼트가 시작되었다. 

미국의 퀼트는 의복 등 실용성 위주의 퀼트에서 19세기 공업화의 영향으로 퀼트 재료인 천이 대량생산되고, 이웃끼리 모여 시간이 많이 걸리는 퀼팅 작업을 서로 도와가며 친목을 도모했던 퀼팅 비(Quilting Bee)라는 모임을 통하여 아메리칸 패치워크 퀼트로 발전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산업화와 풍부한 생활력에 의해 잊혀지던 퀼트는 1970년대에 미국에서 다시 붐을 일으켰으며 실용적이면서 훌륭한 디자인까지 포함하여 예술적 가치로서도 인정받으며 제2의 아메리칸 퀼트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도 퀼트의 역사를 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규방 풍속에도 조각보, 조각이불, 조각베겟잇 등에서 조각헝겊을 네귀 맞춰 만든 패치워크와 퀼팅을 발견할 수있으며, 우리 고유한 조각잇기는 주로 비단 헝겊을 소재로 하였다. 
이러한 전통적인 바느질 기법에 의한 한국 전통 조각보 등에서 퀼트의 채취를 느낄 수 있으며, 21세기 초부터 퀼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